[반디와 나무/자라면서] - 2010. 12. 3. 12:20 by 이뿐아가
오늘로 12승째.. 아이들과 함께 말을 탄다.
내가 사는 나라에선 승마가 그렇게 부담스러운 스포츠는 아니다.
길에도 부실한 마차를 끌고 다니는 말이 천지인 곳이고
물론.. 승마용 말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그동안 평보를 배웠고.. 경속보와 좌속보를 배웠다.
본명은 룩스라는데.. 학생들 간에 '마에스트로'로 불리는 말과 함께
가끔 구보를 연습했다.
마에스트로는 처음 말을 타는 사람에게 먼저 태우는 말이다.
성정이 훌륭하셔서..초보자들을 안심시키는 능력이 있나보다.
체형도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데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
마에스트로는 배가 좀 더 좌우로 불룩하달까..
이상하게 다른 말보다 안정감이 있다^^
마에스트로를 탈 때는 조교가 긴 줄로 말 속도를 조절하면서 설명을 하고
등자를 쓰지 않는다.
남의 나라말로 배우는 통에 가끔 뭐가 뭔지 모르겠고
덕분에 인터넷을 헤매고 다니기 일쑤이다.
우리 아이들의 승마 복장이다. 안전모와 안전조끼 장갑 구두와 챕스를 갖추고 있다.
승마 바지는.. 훔... 그냥 포기했다^^
이말 이름은 데이지이다. 공주가 첫 날 탔던 말이고 오늘은 장군이 탔다.
얌전하고 말을 잘 듣기는 하는데 가끔은 심통도 낸다.
오늘 내가 탄 말.. 이름이 술탄이다. 거들먹거릴 이름이지만 정말 얌전한 말일뿐 아니라 부조에 빨리 반응한다.
승마 하는 어린 학생들 간에 가장 인기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 수업 끝나고 한바퀴 더 돌려고 했더니 다른 말들 다 쉬는데 혼자 가자구 해서 그런가
완강히 거부하며 쉬겠다고 우겼다(?)
카푸치노.. 이름처럼 연한 커피색 말이다. 얌전하고 초보에게 알맞은 말로
오늘은 공주가 탔다.
이말은 이름을 모른다. 가끔 승마할때 다른 사람이 타는 걸 봤을 뿐..^^
하지만 볼때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말 등 높이가 다른 말보다 월등히 높은 키가 큰말이다. 사진상으론 잘 안보이지만 긴 갈기가 곱슬이어서 정말 아름답다.
이말은 절대로 초보용이 아니란다. 그래서 입맛만 다시는 중..^^
사실 흰말들 이름은 외울 수가 있는데 조금씩 달라 보이므로 갈색말들은 몇몇(술탄이나 카푸치노)를 빼면 다 같아 보인다.
매번 이름 묻자니 미안하긴 한데..
나의 안면인식 장애가 사람뿐 아니라 말에게도 적용될 줄 미처 몰랐다~
친절한 우리 조교님..드디어 오늘 혼자 구보를 시켰다.
그동안은 혼자 구보한 적이 없었는데.. 경속보는 이제 할만하다 싶지만 아직 좌속보를 못하는 내게 구보라니~
덕분에 말등에서 통통 뛰었다 ㅠㅠ
게다가.. 옆에서 보는 사람 눈엔 달리는 거 치고 느리다 싶겠지만
타고 속도감 느껴보면 안다.. 구보는 진짜 빠르다 ㅠㅠ
장군은 아직 경속보조차 미진해서 구보를 안했고
공주는 경속보는 되지만 한번 짧게 달려보곤 탈락 시켰다.
괜히 나만 ㅠㅠ
좌속보의 자세를 익혀야 구보 자세가 나온다는데 좌속보를 못하니 마냥 말등에서 중심만 잡다가 끝났다.
웨스턴 스타일이라면서.. 우리 앞에서 멋지게 한번 달려주신 조교 왈..
나중에 같이 '이히(말 그대로 말 달리며 조교가 지른 환호성)~~'하자~~
헉.... 수년 후쯤 하자 ㅠㅠ
뱀발.. 어쩌면 승마 용어가 좀 틀릴지도 모르겠다. 내가 배울 때는 스페인어로 듣고 여기 쓰자니 한국말로 옮겨는 보는데
흠.. 잘못 쓸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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