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와 나무/육아일기] - 2003. 9. 14. 17:31  by 사가아빠

기차를 타고 기차-길을 신이 나게 달려보자~

시골에 다녀왔어요.
둘째 형님댁이랑 기차표를 함께 끊어서
오고 가고 함께 했어요.
이번엔 추석이 일러서 그런지 좀 생경하데요.
어딘가 가을 같은 분위기도 덜하고..
이번에도 변함없이 열심히 설겆이를 했지요^^
밤이면 처음엔 가족들 눈을 피해서..
종내엔 안면 몰수하고 아빠에게 맛사지를 받았어요.
기차 타고 가는 동안에 몸이 부어 버려서
이틀 동안 손발 부은게 가라앉지를 않았어요.
혜옥이는 어느덧 명절에 시골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할 나이가
되었는지 지루해하고^^
종원이는 요새 아이들답게 컴퓨터가 없어서 답답해하고
미선이는 누나 노릇보다 아직 막내노릇이 더 어울리고
대원이는 환경이 바뀌어서 엄마 아빠를 힘들게 하고
지윤이는 숱많은 머리에 겨우 핀을 꽂고 해맑게 웃데요.
우리 반디는?
피곤한지 태동도 거의 없고 내내 잠만 잤나봐요.
올라오기 전날 밤에 태풍 매미가 상륙했어요.
밤에 전기가 나가고 전화도 끊겨 버리고
쪼오금 걱정되는 밤이었어요.
새벽에 전기는 들어왔지만 전화는 고장신고만 해둔 상태였고
아버님 말씀으론 벼가 누워버렸다니.. 걱정이죠.
기차를 타러 역으로 가는 길에 보니 가로수도 누웠더군요.
시골에 부모님 두분만 계신데 일거리가 잔뜩 생기신거 같아
모두 안좋은 맘으로 서울로 올라왔어요.
사람들이 죽고 건물이 무너지고 마을이 잠기고
과일이나 곡식들이 망가지고
불과 예닐곱 시간동안 매미가 우리나라 남쪽에 입힌 피해는
실로 어마어마 한거네요.
이래저래 어수선하고 걱정많은 명절 연휴가 되어버렸어요.
태풍에 피해 입으신 많은 분들이 어서 힘을 내셨으면..
반디도 뱃속에서 그렇게 빌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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