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와 나무/육아일기] - 2005. 4. 18. 23:30  by 사가아빠
나무야.. 아들 민아~
엄마가 게을러서 이제서야 두번째 편지를 쓰는구나.
엄마가 민이를 낳고 그리고 백일이 더 지났단다.
사실 처음엔 엄만 민이 볼 겨를이 없었지.
병원에 있는 2일동안 외할머니랑 아빠가 민이를 돌봐주시고
엄만 배가 아파서 끙끙거렸단다.
그래도 민이에게 젖을 먹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
2일이 지나고 집에 와서야 하루종일 민이만 봐라봤지.
민이에게 백일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먼저 민이 배꼽이 곪아서 떨어지는 바람에 엄만 참 걱정했단다.
병원으로 쪼르르 달려가고
소독만 잘해주면 된다길래 안심을 했지.
그리고 민이가 결막염으로 고생을 했어.
민이의 부리부리하고 남자다운 이쁜 눈을 보기까지
거의 보름이 걸렸단다.
민이는 누나보다 태열도 심했지.
매일 머리랑 얼굴에 태열이 올라서 나중에 아토피가 될까봐 걱정했단다.
그래서 더욱 엄마는 젖을 먹이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처음엔 민이도 서툴고 엄마도 젖이 모자라서
항상 우리 아들이 배가 곯는건 아닌지 걱정됐단다.
요샌 젖을 거부할 때도 있는거 보면
배가 부르기도 한것 같아 다행이다.
그중에서도 엄마가 가장 씁쓸했던 것은
우리 세민이 얼굴에 점이 있다는 거야.
물론 점이 있어도 민이는 여전히 멋지기만 하지만
네가 자라서 점 때문에 고민을 할까봐서 걱정이구나.
그땐 엄마가 아니라 누구에게라도 스스럼 없이 이야기해주길 바란다.
누나는 입맞춤 하는것을 널 통해 배웠단다.
엄마와 아빠가 네게 입맞춤 하는것을 보고
그 의미를 아직 몰라도 네게 입맞춤을 하곤 했단다.
엄마, 아빠에게도 뽀뽀해달라고 하면 입을 맞춰주었지.
하지만 누나 스스로 우러나서 입맞춤을 하는 상대는
네가 백일이 지난 아직까지도 너뿐이란다.
너를 보면 항상 웃었고
네가 울면 제일 먼저 달려가거나 날 불렀단다.
누나 역시 아기였지만 누나는 같은 아기인 널 많이 좋아했어.
네가 태어날 때는 다른 집 같으면 누난 아직도 혼자 사랑받을 때였단다.
엄마가 금방 널 가져서 누나를 많이 못 안아주고
또 널 낳아서 누나와 많이 못놀아줬어.
그래도 누난 누구보다 네게 관심이 많았고
널 보면 항상 미소가 가득했단다.
언젠가 너희들에게 다툼이 있거든
누나가 본의는 아니었어도 널 위해 많은 양보를 했다는걸 기억해주렴.
동생이기에 양보하거나 남자니까 양보하라고 하진 않으마
너희들이 남매기에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고
그렇게 감싸주길 바란다.
비슷한 또래로 자라기에 다툼도 많겠지만
또 비슷하니까 통하는 점도 많겠지.
서로에게 친구같은 남매이길..
세민아.. 아니 나무야~
엄만 네가 건강하게 자라기만 바란단다.
똑똑하고 공부잘하면 물론 좋겠지만
그보단 누나와 가족과 친구들과 사이좋은 사람이길 더 바란단다.
네가 무엇이 되던 무엇을 원하던
그게 진심으로 바라는 소중한 것이라면
엄만 기꺼이 네편이 될께.
그저 지금처럼 엄마에게 즐거운 웃음소릴 선사해주는
건강한 아들로 자라만 다오.
그럼 다음에 또 편지쓸께^^
우리아들 민이.. 잘자고 잘먹고 빨리 커서 누나랑 재미있게 놀아라~

















'반디와 나무 >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서 제일 이쁜 아이들  (0) 2005.04.28
세은이가 하는 말  (0) 2005.04.06
세민이도 침을?  (0) 2005.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