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와 나무/육아일기] - 2003. 6. 23. 17:31  by 사가아빠

반디에게...2

반디야 잘 있었니?
뱃속에선 뭘 하며 지내니?
무엇인가 재미 있는 게 있나 모르겠다.
엄마도 한 30여년 전에 있어보긴 했는데
너무 오래되서인지 전혀 기억이 안나는구나^^
엄마는 반디가 찾아오길 빌면서 병원도 다니고
여기저기 인터넷 싸이트를 돌아다니며 정보도 얻고 그랬단다.
도움이 되는 글도 많았고, 읽고 나서 무서웠던 글도 많았지.
기억나는 멋진 말은
아기는 우주에서부터 그 작은발로 한발한발
엄마 품을 찾아온다라는 글이었단다.
우리 반디도 그렇게 엄마를 찾아왔니?
그렇다면 엄마에게 너무나 영광이구나.
엄마는 임신을 하고서 마음이 많이 약해졌단다.
괜히 눈물 흘리는 날도 많아지고, 이렇게 반디에게 편지를 쓰면서도
괜히 눈물이 흐르는구나.
무서운 글들을 읽으면 또 엉엉 울고싶어 진단다.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아기를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 이야기에 울고
엄마처럼 아직 임신 초기인데 슬픈 일을 당한 이야기를 읽으면
또 운단다. 또 이쁜 아기를 낳았다는 출산기를 보고도 울고있단다.
우리 나라 옛말에 화장실 들어갈적 마음 다르고
나올적 마음 다르다고 한다만
반디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착하게 자라만 준다면
엄마도 정말 반디에게 좋은 엄마, 좋은 친구가 되도록 노력할께
그러니 엄마 뱃속에서도 태어나서도 아프지 말고 자라주렴
엄마는 요새 매일매일 반디가 건강하기만 빈단다.
오래오래 엄마 곁에서 건강하게 자라서
나중에 반디도 반디의 아이에게 이런 마음 느끼게 되길
정말 간절히 바란단다.
이러다가 엄마 울보되고, 반디 울보되는거 아닐까 몰라^^
반디야 씩씩하게 지내렴..
나중에 또 편지쓸께~

-울보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