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와 나무/육아일기] - 2003. 9. 26. 13:22  by 사가아빠

반디에게....5

하늘이 끝도 없이 높고 푸르니
구름은 어지러이 흘러가고
단풍은 꽃인양 온산을 물들이니
전령사는 이별이 서러워  밤마다 눈물이네

일년중에서 가을 하늘을 가장 아름답게 여긴단다.
하늘뿐 아니라 산에 단풍도 아름답고
짧아서 더욱 아쉽고 소중한 계절이 가을이란다.
우리나라 가을은 정말 아름다운 계절인데
반디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반디는 겨울에 태어나겠지만 겨울도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니
엄마는 문득 반디에게 미안해지는구나
반디는 아마 일년내내 더운 열기속에서 자라겠지
까만 아이로 자랄 지도 모르겠구나.
봄에 아지랭이도
가을에 낙엽도
겨울에 하얀 눈도
말로만 들으며 자랄지도 모르겠구나.
축복받은 계절을 가진 나라에서 태어났는데
엄마 아빠가 그 축복을 누릴 기회를 박탈하는거 같아서 미안하고
하지만 반디는 다른 기회도 갖게 될거야.
그리고 잃었던 시간도 얻게 되도록 엄마가 노력할께
우리 가족은 아마 조국이 아닌 멀고먼 나라에서 살게 되겠지만
언제나 그립고 돌아가고픈
또 기회가 닿으면 돌아갈 조국을 갖게될거야.
이 나라엔 엄마가 반디에게 보여주고픈 것들이 많거든
후에 꼭 보여줄께~
지금 뱃속에서라도 반디가 이곳을 느끼고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구나.

-가을속에서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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