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와 나무/육아일기] - 2003. 10. 9. 17:12  by 사가아빠



참.. 이상합니다.
작은 일에 기분이 나빠집니다.
오전에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오후에 기분이 나빠졌어요.
나쁘다기 보다 우울하다고 할까요?
왠지 저조한 기분이 드네요.
어쩌면 부엉이 때문일까요?
부엉이는 기르던 개에요.
7살이 넘은 말티즈 암놈이지요.
함께 산건 5년이 좀 넘었네요.
2살 무렵엔 똑똑하지만 순진한 개였는데,
7살에 가까워질수록 영리하고 약은 개가 되어갔지요^^
사람을 좋아하고 먹는걸 좋아하고
어릴땐 혼도 많이 났었지요.
임신한 이후로 잘 보살펴 주지 못했어요.
그전에도 살가운 주인은 아니었지만....
입덧할때는 불쑥 치밀어 오르는 짜증이 다 개에게 간다는 기분도 들었지요.
어느 정도 입덧이 가라앉자 미안해졌어요.
반디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부엉이가 소외되어 가고 있었죠.
여전히 아빠는 부엉이를 이뻐했지만..
반디가 훨씬 신경쓰이는 걸 어쩔 수가 없었어요.
개가 있는 환경이 반디에게 안좋을 듯도 싶었고
어른들도 개를 반대하셨지요.
더불어 해외에 나갈 계획까지 잡히자
부엉이를 다른데 보내게 됐네요.
다행히 부엉이가 다니던 병원에서 입양해 주셔서
노후를 건강하게 지내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겨우 2.4KG의 개가 사라진 자리가 허전하네요.
이젠 집에 들어올때 반가와하는 얼굴도 없구요.
밥이나 과일이라도 먹을때 넋을 놓고 바라보는 얼굴도 없네요.
사료달라고 종종거리며 따라 다니던 부엉이....
오늘 병원집에서 어떻게 지냈을까요.
즐겁고 건강하게.. 사랑 많이 받으며 살아야 할텐데
반디가 태어나면 부엉이 이야기를 해줘야지요.
부엉이 사진을 보여주며
'니가 태어나기 조금 전까지 함께 살던 부엉이란다.'
이야기 해줘야겠어요.
오늘 부엉이가 자꾸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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