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엄마생각] - 2004. 3. 8. 12:46  by 사가아빠
결혼을 한다는 것이 꼭 어른이 된다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문득 결혼을 하고 나니 어른이 되어가는 기분이든다.
결혼을 하고 처음 시골 시댁에 가서
가장 생경한 기분은 '작은 엄마'라는 호칭을 들을때였다.
물론 그 외에도 뭘 어찌하고 있어야 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아빠만 졸졸 따라 다니게 됐고
미선이가 '작은엄마는 삼촌만 따라 다닌다고'할 정도였다.
세은이를 낳고 부천에 가서는 '숙모'라는 호칭을 듣는다.
그 역시 참 이상한 기분이 들게한다.
사실 나도 어릴때부터 쭈욱
누군가를 '작은엄마'나 '외숙모'라고 불러왔다.
그런데 내가 이젠 그런 소리를 듣는다.
그 호칭에 맞게 행동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도 생기고
물론 내게 가장 큰 부담이 되는 호칭은 '엄마'이다.
아직 세은이가 날 그리 부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난 엄마라는 말에 익숙해져간다.
이런 호칭의 변화들 속에 난 어른이 되어간다.
결혼을 통해서 새로 생긴 나의 호칭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런 호칭을 가지게 되고
그 호칭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인 듯 싶다.